작년(2014년이 벌써 작년이 되다니..ㅠㅠ) 한해동안 짧게짧게 여러번 공연이 되었던 연극 만담.

이 연극은 페이퍼백시어터 미행의 창작물이며 이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이 쓴 작품이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 또한 미행의 단원들이고 나도 작곡가라는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연극음악이라는 것이 극에 흐름에 따라 계속되어야 할 때도 있고 짧아야 할때도 있으며 한 곡이어도 앞과 뒤의 구성이 달라야 할 때도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해본 나의 생각이다. (물론 세번의 짧은 경험이지만.. )


어디 가서 연극음악을 한다고 하면 다들 뮤지컬한다며? 라는 질문으로 되돌아서 오던데..

여기서 연극음악과 뮤지컬은 전혀 다르다.

뮤지컬은 배우들의 말을 노래로 표현해야 하고, 대본에 있는 가사들을 노래에 붙이는 작업까지.. 

하지만 연극음악은 대본을 읽고 연출과의 충분한 대화를 나눈뒤.. 또한 바로 작곡할 수도 없다. 배우들과의 리딩작업이라도 한 상태여야 어느정도의 감을 잡고 시작할 수 있다. 또한 연습과정에서도 곡은 연출과 상의하에 분위기가 달라질 수도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처음 내가 작업을 시작할때는 몇분이면 되는지, 어떤 분위기에서 하면 되는지를 질문했는데 그건 질문을 한다고 답이 나올 수는 없는 것 같다. 대본에 한 두 마디 적혀있어도 극의 흐름상 시간이 길어질 수도, 대본에 긴 문장들이 다닥다닥 붙어 많이 있다고 해도 쏜살같이 해버리는 대사라면 아주 짧은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대본은 글이 아니라 연기로 다다르는 것이기 때문에 나만의 생각과 느낌만으로 작곡할 수 없다. 배우들의 느낌은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또한 연출은 어떤 흐름으로 극을 만들어나가는지를 잘 살펴볼수록 작곡에 도움이 될 수 있겠다.(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다 ㅠㅠ)


작곡을 공부하고 3개월도 채 안된 상태에서 연극 [뭐 그렇게 나쁘지 않아] 라는 작품에 선곡 및 작곡을 맡았을때만 해도 내가 이렇게 어려운 길을 가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드라마 음악이란게 느낌대로 가면 되는거 아닌가 하고 생각을 했었다.

선곡에서 어려운 부분 중에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유명한 음악들(애니메이션 영화음악 등등)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곡들은 많은 이들에게 그 음악에 맞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런닝맨의 광수테마곡(Sting - Saint Agnes and The Burning Train)을 어딘가 다른 곳에서 들으면 그 엉성한 키다리 광수가 생각나는 것처럼 말이다.(이도 사실 지금은 보지 못해서 지금도 광수테마곡으로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음악을 많이 들어보질 않았다. 현재도 다른 뮤지션에 비하면 많이 듣는 편은 아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음악이 유명한지 유명하지 않은지도 모른채 작업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해서 선곡을 해놓으면 퇴짜맡기 일쑤였다. 이건 영화음악, 이건 애니 음악, 이건 외국의 드라마 음악.. (정말 좋은 음악들은 애니음악이 많더라) 나도 모르게 가져가보면 그런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유명한 음악들은 사용하면 안된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겠지만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많이 보러 다녔겠지만, 연극을 보러 가면 대부분 기존의 음악을 사용하는 경우가 참 많다. 나 또한 보러 다니다 보면 알고 있는 음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럴때마다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기 보단 '어~ 이 음악..' 하며 한번정도는 주춤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연극들이 그렇게 하기때문에 당연히 그래도 되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선곡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연출의 말을 듣고 다들 그렇게 한다고 나까지 그렇게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여기서 많은 연극들이 그렇다는 이야기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연극을 많이 본 게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말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작곡가가 함께 작업을 하는 극단을 알고 있다면 댓글을 달아주기 바란다. 그런 극단이 있다면 나 또한 가서 배우고 싶은 부분들이 많으니 말이다) 


이야기를 늘어놓다 보니 너무 이쪽으로 빠진 게 아닌가 싶어서 다시 돌아가자면, 

내가 이번에 올리는 영상은 작년 한해동안 페이퍼백씨어터 미행의 작품 만담 사진과 그 극에 쓰였던 OST 이다.

음원으로 작년에 출시가 된 곡이기에 각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극과 함께 어울리게 썼기 때문에 그냥 들을 땐 어떤 느낌으로 들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총 6곡을 음원으로 발표를 했고, 극에서는 곡의 앞부분을 넣기도 하고 뒷부분을 넣기도 하고, 한 곡을 편곡해 다른 느낌으로 넣어주기도 했다. 다 들으려면 다소 지루할 수 있어 곡들을 잘라 이어붙였다. 

음악을 찾으려면 [연극 만담 OST] 라고 찾아도 되고, [아렌 만담]이라고 검색해도 찾을 수 있다.


음악의 제목들을 나열하겠다.


1. 이야기, 그리고 이야기

2. 어디든 어디로든

3. 아프니까 아프리카

4. 위태롭게 혹은 안타깝게

5. 아프니까 아프리카 part.2 (이 곡은 이 영상에서 제외되었다)

6. 유령이야기


혹시 연극 만담을 본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그 극의 분위기와 연결시켜 들어보시라 하겠지만, 설마 그 극을 본 사람이 이 글을 보겠어 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한번 들어보세요.. 라고 말하겠다. 


참, 전곡 듣기는 후에 유투브에 한곡씩 전곡을 올릴 예정인데, 그때 이곳에 다시 링크를 걸어놓도록 할 예정이다.

오늘은 영상 만들어 올리는 것으로 이만~ ^^

 





밑의 글은 참고로 정컬쳐라는 문화예술을 전문으로 다루는 신문사인데, 그곳에서 소개하는 페이퍼백씨어터 미행에 관련된 글을 퍼온 것이다.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담아온 글이니 참고하시길.


‘페이퍼백 씨어터 미행’의 <만담>은 ‘극장에서 하는 것이 연극이 아닌, 연극을 하는 곳이 극장이다’라는 모토로 관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페이퍼백 씨어터”를 펼쳐 공연을 하는 작품이다.

장치적 효과를 최소화 하고 두명의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연기하며 주고받는 만담을 통해 관객의 상상을 극대화 시킨다. 


'만담'이 漫 질펀할 ‘만’에 談 이야기 ‘담’자를 썼다면, '미행'의 만담은 蔓 덩굴 “만”자를 쓴다. ‘만담’이 질펀한 이야기에서 덩굴져 펼쳐지는 이야기로 바뀐 것이다. 

웃음만 있던 만담에 아픔과 감동, 슬픔을 묻어 낸다. 공감하며 웃고 즐기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만담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공연의 단체 ‘페이퍼백 씨어터 미행’은 페이퍼백 씨어터라는 이름의 천막극장을 가지고 이곳저곳 관객을 찾아다니며 공연 하는 젊은 극단이다. 딱딱하게 격식을 갖추고 Time, Place, Occasion을 지켜야 할 것 같은 기존의 예술이 아닌 어느 곳의 누구나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작품을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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